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이면도로 고양이

담우淡友DAMWOO 2023. 2. 11. 09:02

  입춘 뒤를 따라온 골목 안개 조용한 새벽
  그 냥이는 노래를 운다
 
  안개가 주택 단지 너머로 전달하는 악보에
  점점세게 꺽쇠가 길어진다 
  그 냥이는 듣고 있던 새벽을 할퀴며
  안개의 전송 빠르기를 다그친다
 
   몸 안에 예순 번의 하루를 한꺼번에 몰아 넣은 저 냥이 
   사차선 길목에서 5차원 선을 넘은 서른 날 저녁
   냥이 나라 헌법에는 들지 못한 기본권
   그 냥이는 혼자 노래를 운다
   달을 따라 배가 아래로 불러올 때
   정월 대보름 만삭이 기울고 있었다

   설 전부터 달세뇨 돌고 돌아 안개가 나무라는 새벽 앞에서
   간 것은 알지만 돌아올 날을 모르는 저 냥이의 게으름
   사별은 누구에게나 있었네
  
   마침표가 없는 노래에 새벽이 도망치면 
   드러난 못갖춘마디에 넣을 수 없는 수줍은 저음
   앙칼지게 넣어 보는 그 냥이
   임시 거처 차 밑으로 허기를 끌고 간다
   
   전송 마친 안개가 받아온 아침을 냥이 앞에 차린다.    

 

 

 

 

한서은  iPad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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