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강아지 샵

담우淡友DAMWOO 2023. 7. 8. 08:33

  나는 다 보이는 공기 안에 갇혀
  다 보이는 유리 상자 안에 갇혀 있는 개를 보네
  
  개는 다 보이는 유리 상자 안에 갇혀
  다 보이는 공기 안에 갇혀 있는 나를 보네

  우리는 서로 다 보이는 공간에 갇혀 서로 바라 보네

  나는 공기를 뚫고 시선을 내 보내 유리 상자 안으로 들여보내면
  뚫고 들어온 내 동공을 개가 제 눈 속에 집어 넣네
  개가 유리 상자를 뚫고 눈빛을 내 보내 공기 안으로 들여 보내면
  뚫고 들어온 개의 눈동자를 눈곱과 함께 내 눈속에 집어 넣네

  내 눈에 눈곱이 끼네 함께 들어온 개의 온몸이 근지럽네
  긁을 수 없어 껌뻑이는데
  내 눈빛을 눈 속에 집어 넣은 개는 알러지가 생기네
  견딜 수 없는지 앞발 들고 버둥거리네 
  오줌과 똥에 앉았던 내 눈빛은 바르르 변의가 솟네

  서로 다르게 갇혀 있어 같이 예민하네

  갇혀 있는 게 무덤덤해질 때까지 함께 갇혀 있네.

 

 

 

 

그 날 오후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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