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오후의 봄바람

담우淡友DAMWOO 2024. 3. 17. 09:59



먼 산을 넘어
비닐하우스 단지 들을 건너
새 움트는 나무들을 만졌을 것이다
연못 수면을 슥 훔치고 왔을 것이다
산수유 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 
그네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마음
오후 햇살에 나른한 목 아래까지 와
심심한 살갗을 만지네
슬며시 잔잔한 생각을 클릭 클릭
빈 화면이던 마음 자락에 
노란 꽃잎 가득 채우네.

 

김천 모광연화지

봄바람 부는 오후의 연못가 그네 벤치에 앉아 있노라면, 얼굴 부드럽게 매만지는 바람의 손길에 빠져든다. 오! 우훗. 그럴 때면, 나라 안의 여당 야당 선거판 니전투구( 泥田鬪狗 )나 북한의 미사일 시위, 우크라이나-러시아 쌈박질도, 열세의 하마스와 악착같은 이스라엘의 다구리도  잠결인듯, 꿈결인듯.....소리없이 봄을 준비하는 나무와 풀만도 못하다. 지난해 푸르렀던 갈대 숲이 더 사람(人間)스럽다. 사람을 저지레하거나 비틀어버린 적이 없는 봄이 저리도 손길 보드라운데, 권력에 야망을 넣어 개떡을 빚는 정객(政客)들이  아름다운 지구촌에 우글거린다. 어이없다. 어이(손잡이) 없이도 잘 돌아가는 지구의 자전(自轉)에 무슨 손잡이가 되겠다고 저리 지랄발광인지  만도 못한 거머리가 봄을 서럽게 한다. 봄바람이 가끔 거칠어도 느닷없이 꽃샘을 지나 잎샘까지 응짜를 부려도 저 축생(畜生)들 행짜-강짜보다야 한층 창밖의 산수유, 목련, 개나리꽃으로 피는 심성( 心誠 )이 자못 자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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