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서 들에 정원을 펴고
집집마다 화분에 손질을 하고
내 단전에도 내려와서 꽃씨를 심었지만
더 나은 원예가 수십 뽑는다고
전정 가위질 한 번 제대로 못한 사람
화분갈이 부토를 만지기 꺼리는 사람
꽃 가지 잘못 자르고도 가위를 치켜든 사람
꽃이 피면 어떤 메일 먼저 써야할 지 모르는 사람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면서도 아는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
꽃샘을 지나 잎샘으로 바람 부는데
숙련공인 봄처럼
나무와 꽃을 나열할 때 높이와 길이를 보는 눈
흔들리면 좌우 폭에 따라 눈길을 주는 깐
어느 눈길에 저게 예쁠까 짐작이 총명한 마음
봄은 공평한데 안팍이 다른 원예가만 자꾸 불어나는
우리들의 공공 정원
봄은 무성한 잡초마저 꽃을 다는데
화분에 가둔 화초만 물을 주는 손길
꽃의 뜻을 편 봄이 울타리에 송이송이 걸어도
바빠서 그냥 지나가는 발길
날랜 가위질만 잘하는 눈길이 번들거린다
봄이 전하는 원예의 꿀팁을 읽어야 한다
봄은 거리의 아지랑이 메일을 꼼꼼히 읽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