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봄은 왔지만

담우淡友DAMWOO 2024. 3. 23. 07:44
​​

와서 들에 정원을 펴고

집집마다 화분에 손질을 하고

내 단전에도 내려와서 꽃씨를 심었지만

더 나은 원예가 수십 뽑는다고

전정 가위질 한 번 제대로 못한 사람

화분갈이 부토를 만지기 꺼리는 사람

꽃 가지 잘못 자르고도 가위를 치켜든 사람

꽃이 피면 어떤 메일 먼저 써야할 지 모르는 사람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면서도 아는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

꽃샘을 지나 잎샘으로 바람 부는데

숙련공인 봄처럼

나무와 꽃을 나열할 때 높이와 길이를 보는 눈

흔들리면 좌우 폭에 따라 눈길을 주는 깐

어느 눈길에 저게 예쁠까 짐작이 총명한 마음

봄은 공평한데 안팍이 다른 원예가만 자꾸 불어나는

우리들의 공공 정원

봄은 무성한 잡초마저 꽃을 다는데

화분에 가둔 화초만 물을 주는 손길

꽃의 뜻을 편 봄이 울타리에 송이송이 걸어도

바빠서 그냥 지나가는 발길

날랜 가위질만 잘하는 눈길이 번들거린다

봄이 전하는 원예의 꿀팁을 읽어야 한다

봄은 거리의 아지랑이 메일을 꼼꼼히 읽는데.

​​

 

 

목련의 배경은 하늘이 글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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