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네
민초(民草)의 겨울에는 근심이 내리네
풀잎만한 권한으로 풀잎을 던져
염려와 걱정 씻어 줄 이
막강한 힘의 희망을 뽑았는데
하늘이 내린 권한이라 하네
그러하여
풀색 근심 야윈 민초의 목소리가
송롸인가 풍뢰인가
긴가민가 윤가 김가 명가 천가 노가
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
잿빛 눈이 내리네
하늘에 어느 민심(民心)이 있어
눈 멀고 귀 먹은 실망을 내려보낼까
땅 위의 씀바귀 고들빼기 달래 냉이
뿌리 맛을 아는 민초가 풀밭인데
근심이 푸르러 봄동처럼 푸른 민초가 갈빛이네
풀잎의 힘으로 새 봄을 꿈꾸네
아직 먼 계절의 시계바늘
재깍재깍 눈이내리네
근심의 눈금 수십 칸 눈에 덮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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