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 강 소설의 문장을 읽으면, 어감(語感)이 뇌로 가기 전에 가슴의 피부에 먼저 닿는 것 같다. 닿자마자 피하로 스며들어 곧장 세포의 세모막을 뜷고 세포질을 건너 세포핵 속으로 들어가 한 사람의 DNA를 읽는 느낌이다. 어쩌면 미토콘드리온에서 감성의 에너지를 얻고 심호흡을 하며, 핵소체(核小體)로 들어간 낱말이 세세한 DNA 정보를 서술하여 방출한다고나 할까...........대입하여 감상을 기술할 문법을 개인적으로 설정해 본다. '채식'은 감당하지 못할 '결심'이 아니라 사람의 근원적인 문제라는 신념으로 읽힌다. 소설 속 화자(話者)를 통해서 전달하는 '영혜'의 채식주의 선언은 극단적이긴 해도 지구에 살면서 숙명적으로 고뇌해야하는 덕목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식(肉食)의 금지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