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춘천이었다. 홍천 고향집에서 출발하기 이틀 전날 마을 선배와 동료들이 베풀어 준 환송식(?)이 있었다. 노래와 술과 떠벌이 덕담이 자정을 넘겼지만, 출발 전날 밤은 뜬눈으로 사랑채 창호문에 어리는 달빛을 홀로 바라보았다. 홀홀단신 버스를 타고 춘천에 도착 입영 전야를 입대 동창들과 여관에서 보냈다. 도착하자마자 이발소에서 더벅머리를 자를 때, 이발소 바닥으로 떨어지는 머리카락 뭉치를 내려다보며 드디어 사회와 단절되는 기분이었다. 한밤의 소주 몇 잔으로도 감출 수 없는 감정이었다. 일반 사회인이 아닌 특수사회의 군인이 된다는 건 삶의 새로운 챕터였던 것이다. 징병검사 때였다. 표준 남자 키에 체중이 50kg 오차 범위 플러스 마이너스 2 밖에 안되는데도 '갑종' 판정을 받았다. 맨살 등을 짝!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