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장소에 따라 나의 마스크는 걸리는 곳이 다르다. 미술학원 강의 때 썼던 마스크는 안방 옷장 손잡이에 건다. 1층 미술학원 강의 마치고 3층 집으로 올라오면 걸어 두었다가 이튿날 내려갈 때 다시 쓴다. 한 번 썼던 마스크를 버린다거나 세균 오염 어쩌구 그런 건 내 메모장에 없다. 매일 한 번 쓰고 버리고 새 것을 쓸 정도로 마스크를 컨베이어 벨트처럼 실어 올 수도 없고, 왕창 사서 쌓아 놓고 매일 쉬 갈아 쓸 소비적 지향성(깡다구)이 없다. 적어도 새 것 한 번 쓰면 서너 차례 익숙한 내 입냄새 나는 마스크를 이어서 쓴다. 그렇게 썼던 실내용 마스크는 다음 단계의 용도로 넘어간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헬스클럽에 갈 때 쓰는데, 미술학원을 실내로 치고, 헬스클럽의 구역을 실외로 치기 때문이다.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