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모기 2

모기와 첫 만남

그의 첫 수렵지가 내 머리맡일 줄 몰랐네 사냥감으로 살집의 얼굴과 씨오투가 나오는 입 뿐인데 귓가에 와서 사냥 시작의 경보를 울리네 나는 사냥 구역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어둠을 클릭 전등을 밝히고 성벽 없이 대치에 들어가네 보일듯 말듯 유령 같은 모기 여전사 내 피로 키워야 할 그의 가족은 몇이나 될까 침대 위로 날아와 꽃 이불을 건너서 침투하네 나의 무기는 붉은 플라스틱 파리채 꼬나들고 전등 조명 아래의 공간을 서핑하네 오프라인 동영상으로만 검색 되는 그녀의 전투복 자락 침대의 수면 영역을 직선으로 활강하며 씨오투 풍기는 내 입 근처로 쳐들어 올 때 나는 당황한 나머지 손에 든 무기를 잊고 무기를 들지 않은 손으로 포획을 노리네 아무래도 그녀는 신병인 것 같네 공격 서툰 내 손이귀에 잡힌 그녀는 손가락 사..

글(文) 2022.05.20

모기

주말의 더운 밤 첫 그녀가 내 방에 들어왔을 때 잠을 설쳤다 귓가에 다가와 오디세우스가 견뎌냈던 사이렌 소리를 냈다 나는 일어나 불을 켜고 그녀를 찾았지만 유령처럼 보이지 않았다 눈 부릅뜨고 찾다가 찾다가 그냥 잠이들까 하면 다시 들리고 그녀의 유혹은 삼경이 지나도록 계속 되었다 나는 영웅이 아니라서 견디질 못한다 다시 귓가에 들릴 때 벌떡 일어나 불을 켜고 밤의 미로 끝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메두사의 얼굴을 장식한 아테나의 방패처럼 내 손바닥에 그녀를 장식했다 여름 내 사용할 손바닥 방패 작년 여름에 새겼던 문양이 때 맞게 지워져 있었다.

글(文) 2021.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