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송편 빚던 손가락을 펴고 마주앉아 있던 얼굴 콧등에 반죽 한 점 얹겠네 그러면 미소가 매끄러워 떨어지는 반죽을 얼른 손바닥으로 받아 빚고 있던 송편에 비벼 넣겠네 솔잎 깐 시루에 쪄 내면 콧등 땀이 밴 맛이 나서 한 입 두 입 나눠 먹겠네 아직 더 남은 반죽에 마주앉아 있던 미소를 밤톨과 함께 소를 넣어 쪄내자마자 손바닥에 호호불며 식힌 다음 고소하게 부서지는 송편 속의 까르르 한 줌 배가 불룩해질 때까지 계속 깨물어 부스겠네 이튿날 담장너머 이웃 집에 내용 안 밝히고 그냥 나눠 주겠네 추석이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