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여름 숲속의 합창

담우淡友DAMWOO 2019. 8. 16. 09:05



열대야 속에서

풀벌레가 노래하기 시작했다.

귀뚜마리, 방울벌레 누구 누구 누구.

무대에 등장하기 전

자기 몸에 저장한 악보를 따라 많이 연습했을 것이다.

낮과 밤 어느 시간에 불러야 할지 본능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달이 떠 있으면

사람의 창가에 어떻게 울려 퍼질지,

창턱을 넘어

달빛처럼 스미어 들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한낮의 들에서 어떻게 부르면 작은 방울 소리 굴러가는 가락이 되는지

분명히 매미처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이 가만히 서 있으면

고막 앞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가락에

온통 마음이 푸르러지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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