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나는 누가 작성한 응용프로그램일까

담우淡友DAMWOO 2020. 1. 18. 12:39

컴퓨터가 있는 책상의 위치를 잊지 않고

스스로 다가가 전원 버튼을 누른다

어제 저장한 문서의 파일 명을 기억하고 다시 불러와

작성한 어제의 누락된 실망과 부족한 희망을 보충한다


긍정과 부정을 구분하고

휴지통에 버릴 이해와 영구삭제할 모름에 관하여

엔터 키를 탕 치는 즐거움을 안다

미리 정리하는 내일과

생활의 버그를 잡아낸 오늘을 임시저장하고

목표에서 떨어져 나온 계획을 '내게 쓰기' 메일로 전송한다

언젠가는 실행하리라 마우스 포인터를 꼬나든다


나약한 의지로 뉴스 아래 용감한 댓글을 달고

타인의 댓글까지 확인하는 생각의 높이가 조회수 오르내리는  걸

두 눈 조리개를 열고 보는 나

인공지능 짱짱한 내 몸안의 프로그램은

어느 솜씨가 짠 것일까


세상에 잘 적응하며 하루하루 정밀한 응용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나를

어느 생각이 왜 프로그래밍한 것일까. 

(나는 한 개의 은하를 작성한 노력과 맞먹는 AI로봇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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