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데스크 탑 그녀

담우淡友DAMWOO 2020. 2. 2. 16:39

데스크 탑 그녀




생활을 경영하는 시간과 공간의 수장으로서
책상 옆에 두기로 한 컴녀

그 날부터 분과 초가 육십사 비트로 흘러갔다
육십사 화음 벨 소리가 울릴 때마다 순간 이동한 창가에서
돌아보면 그녀는 항상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엔터 키를 눌러보지 못한 명령은 키스 뿐이었다
하고 싶을 정도로 찰싹 붙어 있는 손끝에서 그녀는 항상
단정하고 꼿꼿하고 빈틈 없이 분명하고 눈도 깜짝 안 하는 아주
가슴 가운데 꾹꾹 눌러도 할 일만 하는 비서
커피를 설명하지만 내려 오지 않는 깐

베개 한 번 같이 벤 적 없지만
손 한 번 깍지 낄 일 벌어지지 않아도
생활을 경영하는 시간과 공간의 수장으로서
책상 옆에 두기에는 절친녀 보다 나은 비서
그녀의 능력에 힘 입어

생활이 정격 육백 와트 무소음으로 광범위하게 흘러갔다
유튜브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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