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새해 세쨋 날

담우淡友DAMWOO 2020. 1. 3. 16:26

새해가 사흘까지 왔다

첫 날을 지날 때 새로워진 길이를 재지 못했다

어련히 새로워질 것 같았다

둘쨋날은 오히려 한 뼘 줄어든 새로움

그 속에 작년이 숨어 있었다 미처 몰랐다

파일처럼 저장 되어 있었다

부르면 톡 튀어나올 이모티콘 같은 작년


새해는 새로움이 자동화 되어버린 캐릭터

에스엔에스가 자동으로 데려다 주는아바타 같다

소셜 미디어가 새롭게 가져다 줄 뿐

내 자신은 어디가 새로워졌는지 모르겠다 

새로워진 인스타그램 화면에 나를 꿰맞추고 있다

내가 새로워지는 게 아니라

인터넷이 새로워져서 내가 새로워지는 것 같다


작년과 올해를 내가 구분하지 않았던 것처럼

가상현실이 더 서두른 새해

현실은 작년이 더 현실 같다 

2020년 3일까지 갔다

작년을 휴지통에 넣었다가 비우기 전까지 갈 것이다

나는 새해를 떠벌이고 있을 뿐

사흘 더 지나면 침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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