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사흘까지 왔다
첫 날을 지날 때 새로워진 길이를 재지 못했다
어련히 새로워질 것 같았다
둘쨋날은 오히려 한 뼘 줄어든 새로움
그 속에 작년이 숨어 있었다 미처 몰랐다
파일처럼 저장 되어 있었다
부르면 톡 튀어나올 이모티콘 같은 작년
새해는 새로움이 자동화 되어버린 캐릭터
에스엔에스가 자동으로 데려다 주는아바타 같다
소셜 미디어가 새롭게 가져다 줄 뿐
내 자신은 어디가 새로워졌는지 모르겠다
새로워진 인스타그램 화면에 나를 꿰맞추고 있다
내가 새로워지는 게 아니라
인터넷이 새로워져서 내가 새로워지는 것 같다
작년과 올해를 내가 구분하지 않았던 것처럼
가상현실이 더 서두른 새해
현실은 작년이 더 현실 같다
2020년 3일까지 갔다
작년을 휴지통에 넣었다가 비우기 전까지 갈 것이다
나는 새해를 떠벌이고 있을 뿐
사흘 더 지나면 침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