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봄이 올 때

담우淡友DAMWOO 2020. 2. 13. 10:00

봄이 올 때



햇살 타고 와서 산을 내려오겠지만
들을 건널 때 바람을 얻어 타겠지만
한둘 아닌 다른 쪽의 봄은 제비 등을 타고 오겠지

꽃을 함께 싣고 와서 산들 아무 데나 뿌리겠지만
뿌리를 내리고 활짝 웃을 때까지 삭풍을 달래느라 멈칫거리겠지만
와서 할 일을 까먹을리는 없겠지

나무들 옷도 갈아 입혀야하고
논두렁 밭두렁 풀잎도 깨워야 하고
사람들 겨울 옷도 벗겨야 하지
늑장부리는 등에다 온기를 집어넣고
장난스레 등골을 쓰다듬어야 하지

작은 애가 감기로 누워 있는 건넌방의 창턱을 넘어가
데리고 온 햇살을 한 뼘 옆자리에 깔아주기도 하겠지만
코로나 19 완치하고 돌아온 엄마를 현관에 들이기도 하겠지만
오지 않을 거란 배짱을 슬쩍이라도 부리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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