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닫힌 門 열린 門

담우淡友DAMWOO 2020. 3. 21. 11:19

봄은 예년 보다 일찍 문을 열었다.

산수유 개나리 목련 진달래 모두 문간에 내 놓았다

길섶에는 큰개불알꽃 (봄까치꽃) 명자꽃도 진열했다

아직 나비가 찾지 않는데도 어김없이 문을 열어 놓았다

 

우리 집은 문을 꽁꽁 닫았다

현관에는 손세정제와 분무기 소독약을 진열해 놓았다

닫혀 잇는 창문을 가끔 열어 놓는다 

미세먼지 때문에 금세 닫는다.

 

택배가 오면 물건만 문 앞에 있고

택배 기사는 온데간데 없다

비대면 거래가 상식이다

물건을 소독약으로 소독하고 안에 들인다

 

가까운 사람도 전화로 문안한다

부득이 만날 때는 손을 잡지 않고 마스크로 입을 걸어 잠근다

마음은 열어 놓지만 입을 열어 놓지 못한다

 

이게 뭔 시튜에이션이야!

열아홉 살 코로나가 사람들을 문 안에 가둬 놓았다

동네를 가두고 도시를 가두고 나라를 가두고 

세계까지 가둘 참이다

나라가 서로 문을 닫고 있다

 

다만 봄만 활짝 문 열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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