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지지 않고 열매를 맺는 꽃은 없다

담우淡友DAMWOO 2020. 4. 11. 09:26


가로수 벚나무 가지의 꽃이 모두 땅으로 내려가 버린 뒤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나뭇가지 마다 초록 이파리가 피고 있다

움추린 날이 더 많은 겨울과
옹송그린 시간이 더 긴 코로나 속의 거리에도
견디고 이겨낸 뒤의 갓길에 연두빛 싹이 돋고 있다

검진과 확진의 꽃샘바람 속에서 화사한 미소를 퍼뜨려 온
산수유 개나리 목련의 꽃잎도 땅으로 돌아간 뒤
품고 있던 초록 잎을 생기 넘치게 펴고 있다

지지 않고 초록 잎을 내는 봄꽃이 어디 있으랴
(꽃잎 떨구지 않고 씨방을 익혀가는 꽃이 어디 있으랴)

아버지가 땅 아래로 돌아간 뒤 손녀가 땅 위로 나왔다
어머니가 분말이 되어 공중으로 날아간 뒤 손자가 땅 위로 내려왔고
내가 사회 계약에 해약의 싸인을 한 뒤 새 계약이 이루어졌다
마스크로 가린 얼굴이 전국에 핀 후 코로나가 지고 있다
(그 후 맨 얼굴의 미소가 주렁주렁 달리겠다)

연분홍 꽃이 피고 있는 잎 먼저 푸른 모과나무에
지난 가을 둥글게 익어가던 모과의 영상이 저장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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