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거울에 비친 나르시시스트의 얼었던 손이 기지개를 켠다
엎드린 풀잎에 코끝을 얹고 벗어 든 마스크의 냄새를 맡다가
귀 옆 볼 아래 쯤 찬바람의 손톱에 할킨 입김을 만진다
구십사 에프 마스크로 덮은 입술이 말했다
목련나무 움이 틀 준비를 하면 어쩌지?
사하라 사막의 눈과 바뀐 게 아닐까?
도대체 내 입술 목젖 어디에 대는 질문이야
침방울 보다 더 축축한 내 마스크에서 풀냄새가 난다
얼음 위에서 내가 나를 만진 적이 있다
대부분 끈에 가 있었다 늘어났고 안개가 서렸으며 비는 가늘었다
코로나 겨울에도 초록빛 풀은 견딘다
그대로 봄이 오리라는 소리가 후둑 후드둑 떨어지면
나는 폐 두 쪽을 돌아나오는 숨을 마스크 안 쪽에 적는다
얼어 붙은 목덜미 뒤쪽으로 손을 넣어 머쓱한 희망의 귓등을 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