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오는지 출신 알 수 없지만
추풍령을 넘어와 곧장 직지천으로
동쪽으로 가는 여울 따라
마른 갈대를 토닥여 깨워보고
애기똥풀꽃 머리 쓰다듬어 주고
아직 잠 안 깬 풀들 눌러도 보고
수면을 밀어 자라 한 마리도 띄우면서
세세히 짚어 보는 경력이 초보 같지 않아
부드러운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아
성별을 알 수 없지만
내가 아는 여자 만큼 조곤조곤 자근자근
마음도 곱다 싶어
냉이꽃도 흔들 때 가녀리다 싶다가도
키 낮은 민들레 건드릴 땐 짖궂네
얇게 입은 내 옷 사이로 서슴없이 파고 든다
아무데나 만지면서
흠칫하다가 소스라치는 곳까지 멈출 줄 모른다
한둘이 아닌 것 같다
지나갔다 싶으면 또 와서 빠짐없이 클릭한다
숨은 파일이 많지 않은 봄의 나
바탕화면의 꽃이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