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오지 않는 후로
소리 없이 터지는 꽃 가슴 아래
꿀 딸 줄 모르는 벌들이 모여든다
꽃가슴 깊은 곳에 다다르기에는
꿀을 따기에 입이 너무 커
그냥 보기만 하기로
플라워 패턴 미니 원피스에
햇살이 비칠 때 투명 수치나 재는 눈으로
그냥 꽃을 복사해 간직하기로
자기들끼리 윙윙거리는 벌들이 모여든다
짝을 이루지 않고는 혼자 날갯짓 하기가
혼자 꿀 내음 맡기가 쑥스러운
한 장의 복사만으로는 성에 안 차는
꽃가슴에 자꾸 눈빛만 스치는 벌들이
밤 이슥하도록 활짝 열린 꽃가슴 아래
꿀 대신 사랑을 내려 받는다
달지 않지만 향기가 난다
큰 입끼리 입술을 따면
내용을 아는 꽃은 달콤한 미소 제한 없이
어느 벌이 받아 먹는지 모르는데
무제한 리필해도 부르기를 모르는 벌들은
서로 입맛을 부추긴다
배경에 봄이 있다
스물 한 세기 어느 날부터
신기를 보이는 봄의 양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