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그대와 나의 그림

담우淡友DAMWOO 2022. 10. 14. 08:19

  그대에게 있는 나의 것
  내 안에 넣어 주세요
  위치는 그대에게 있지만
  쓰임새는 내게 넣어졌을 때
  
  꽃사과 익어가요
  쑥부쟁이 쑥스러운 길가에 
  참새가 멧새 곁으로 날고
  비단벌레 건너갈 때
  길냥이는 풀숲으로 들어가요

  그대에게 있는 단 하나 나의 것
  내 안에 있는 한 곳에 놓아 주세요
  위치만 가졌을 땐 뿌리일 뿐이지만
  쓰이기 시작할 때

  단풍이 짙어가요
  다육이 도톰하게 피어 오르고
  나는 스케치북에 그려 넣어요
  정물 같이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
  파노라마 풍경을 그리며
  우리는 그림처럼 쓰여졌어요

  지우지 않고 계속 그리는 그림으로
  그대에게 있는 나의 정물
  내 안의 화폭에 넣어 주세요

  비로소 색을 칠할 때
  물관의 수문을 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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