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수채 풍경화
물이 넘치는 풍경화 액자 곁에 드라이 플라우어 한 웅큼 서 있다. 그림은 맑고 벽은 고요한데 마른 꽃의 침묵은 더욱 적막하다. 속성이 전혀 다른 두 개체가 한 곳에 자리하여 배로 불어난 [고요]를 장식하고 있다. 손으로 그린 그림과 손으로 짠 꽃주머니, 맑은 물과 마른 꽃에서 생겨나는 고요는 선경(仙景)의 한 장면을 구현한다. 현실에서 빚어 놓을 수 있는 고요의 한 자락인데, 눈으로 깨닫고 가슴으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