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달빛 새벽

담우淡友DAMWOO 2025. 2. 16. 07:19

오늘을 시작하는 전등을 끄자

이미 밤부터 와 있던 오늘이 달을 켜네

일찌감치 공전(公轉)의 버튼을 눌렀을 거네

잊어버린 하루가 없었듯이

오늘은 어제부터 내일을 일정표에 넣었을 텐데

 

나는 새벽이 뿌연 오늘 일정의 거실 바닥에 앉아

웅크렸던 어제의 결핍을 소매부터 펴네

걸어갈 시간의 길이 넉넉하게 가랑이를 펴네

 

오늘과 타협을 하네

내 머릿속 미로에 걸어오고 있는 봄을

도파민 젖은 풀잎으로 만나게

겨울 수잠 깊은 뉴런의 골짝에서

생강나무 꽃 움으로 입맞추게

음험한 계획을 네 일정에 넣어달라고

 

오늘이 달빛 아래 조건을 적네

대단한 것 보다 소소한 제안이라고

쓸데 없는 자신만만 따위 책상 위에 임시저장하라네

나중에 불러오면 수정해서 은연자중하라네

 

바른 자전(自轉)을 하며 

달이 아드레날린 걸음으로 제길 걸어 가고나면

햇살에게 살가운 사람이 되라하네

 

오늘

그녀 참 달빛 은은하네.

 

 

 

 

압초(押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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