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폭설(暴雪) 미학(美學)

담우淡友DAMWOO 2025. 2. 12. 09:26

눈(雪)이 흰색을 뽐내네

깨끗하다고 역설하네

다채로운 세상의 오류(誤謬)들을

단색(單色)으로 덮는 힘

미치지 못한 적이 없다 하네

추위조차 눈 아래로 잠기고

붉게 눈부신 지랄과 발광들도 

옥양목 이불깃 아래 잠잠하네

 

눈이 대기권 밖으로나가지 않고

적도 근처로 아예 가지 않고

패악(悖惡) 빠죽삐죽 침엽으로 우거진 곳

우리가 언제 맑고 투명했더라?

솔직하고 당당했더라?

의문이 울긋불긋 물드는 나라에

반드시 수정을 예언하던 눈발

 

사뿐바쁜 내 누이 맨발처럼 내려오네

흰 속옷 추스르는 손길처럼

예쁘고도 뇌살맞게 하늘하늘

아이 참, 죽겠네 하지 말라네

오늘 하루 쯤 백색으로 발가벗고

제악(諸惡)을 깊이 묻을까 한다 하네

 

아주 생고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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