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봄을 오라고 해도
봄의 언어가 나와 달라서
내가 그 문장을 잘 읽지 못해서
비가 대신 읽어 주나
수은주가 콕, 볼을 찔렀는지
밤 구름 뒤에서 달이
크롭 탑 비의 맨허리를 쿡, 질렀는지
언제나 맨살로 닿는 비가
무차별 내게 꼰지르네
머리에서 어깨 아래 발끝까지
봄이 요만큼 오고 있다고
문해력이 형편 없는 나를 가여운 듯이
봄의 글발을 조곤조곤
나지막한 소리로 읽어 주네
나는 귓바퀴가 젖고 나서야
봄의 콧등이 이마에 닿는 걸 알아차리네
입 안에 넣을까 쭈뼛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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