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감각을 갈아 끼워 봅니다
오후 세 시에 멈춘 방향이 서쪽입니다
어제 까치노을이 산등성이에 빛났지요
짜릿한 바늘이 아직 동쪽입니다
저물녁 커피 잔 쪽으로 돌려놓을까 했지요
마음 하나 빠진 귓바퀴가 가온음 따라 구르는지
육각 별 드라이버 찾아 나섭니다
중추 라인에 헐거운 나사를 조여 봅니다
종아리 쪽에 울리는 저음 한 소절
점점세게 겨드랑이로 오르는 아리랑 중간 악구
허리에 감아봅니다
가슴이 정오입니다
신경질을 태엽삼아 움직이던 시간이 있었지요
낡은 롤렉스였어요
그 것 무료로 팔고
손목에서 벗어난 아침이 밝아왔네요
평등을 충전하며 이십사 시간 노동이 즐거울 때
쪽쪽 빠는 외식 때가 늦은 밤이 길었잖아요
측은한 기쁨이 삼경 지나 새벽입니다
연민의 바늘이 침엽처럼 우거지면
한 그루 사철 푸른 속마음 이아름들이로 자라겠죠
삶의 나이테가 동그라미 칠 때마다
바람이 흔드는 촉감의 곁가지
손등에 닿는 찌르르 통점 여럿 깜찍하다 싶네요
다 쓰고 남은 보표 위에 온음표 붙이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