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꽃🌺4월이 가네

담우淡友DAMWOO 2025. 4. 30. 17:53

피는 꽃과 피어야 하는 꽃

피어야만 하는 꽃과 피지 않으면 안 되는 꽃이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네

늘 올려다 보기만 했던 사람들은 

내려다보는 꽃의 시선을 알 겨를이 없었네

습관이 된 눈을 깜빡이는 아침에서 저녁까지

액정화면 속에서 흩날리는 꽃잎을 자주

세상을 서술하는 쪽지로 읽었네

독서를 앗아가는 꽃들이 만발했네

꽃가루가 분진으로 퍼지고 

수정을 거부한 씨방이 열매를 미뤘네

내려다보다가 아주 내려온 꽃을

올려다보다가 내려다보는 사람들은

머쓱한 버릇이 된 저녁에서 밤까지 두리뭉실

싱그럽게 피는 새벽을 올려다보지 않았네

바닥에 뒹구는 꽃잎을 내려다보며

곧 오월이 오는 아침을 달력에서 수평으로 보았네

아직 올려다보는 꽃이 남아 있어

목덜미가 시릴 때까지 완강한 슬픔이

꽃으로 피는 계절을 신봉하고 있었네

피지 말아야 할 꽃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가장 낮게 피는 꽃에 눈이 부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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