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깐대로 떠났던 봄은 미안하지 않고 다시 오는데 눈에 아린 맘 수북이 놓고 간 엄마는 돌아오지 않네 따스한 온기로 닿으며 봄이 오자 과거를 지웠던 풀과 나무도 꽃과 잎을 다시 피우는데 애성이 자상하던 주름 손 다시 만져지지 않는 엄마 습진 무른 손으로 지은 사랑채는 기둥이 아직 바른데 살림은 땅에서 나온다며 텃밭 옆에 든 잠 깨지 않는 아빠 이름 얻지 못한 아주 작은 티끌로 주변을 맴돌다가 봄이 내는 바람결 타고 내 이마에 닿으려나 공기 속에 스며들었다가 들숨 따라 깊이 들어오려나 별과 별 사이 내가 아는 입자의 이름으로 떠돌다가 참 묘하고 신기한 이치를 따라 별똥에 실려 와서 기어이 이름 붙일만한 결과로 고추 밭에 열린다면 다시 피는 채송화 잎에 이슬로 앉는다면 생생한 젖가슴 보드라운 기억이 엄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