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2023/12 7

새해를 따지다

서력기원(西暦紀元 Anno Domini) 2024년. 예수 (Jesus of Nazareth) 탄생을 기점으로 시작한 연대. 탄생 후 2천2십4년이 되었다? 로마의 한 교황과 수도사의 셈법으로 시작되었다는데.....로마의 건국기원이 BC753년이라고 하면, 그게 어찌하여 서력기원이 아니 되고, 예수의 탄생을 기원으로 삼았다. 그 기원 보다 2천여 년 앞서 기원한 단군기원(檀君紀元BC2333)으로 치면, 2024년은 단군기원(檀君紀元) 로 4357년이 되는데~♪. 내일 서력기원 1월1일은 해가 바뀌어도 단군기원은 아직 4356년이다. 월력(月歷)으로 보면 양력( 太陽歷 Gregorian Calendar) 2월10일에야 정월(正月)로 단기4357년이 된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개천절이 되어야 맞을까?) 태..

글(文) 2023.12.31

세밑歲暮the year-end

세밑 해 넘어야 할 담 아래서 내일을 쬐고 있다 ---------------------------------------------------------------- 세밑 앞에 내일이 서 있 다 발이 시리다 지난 해를 덧 신을까 손을 찾는다 어제가 오늘 안에 있다 측두엽이 근지럽다 그 날은 글피였다 자른 발톱과 기른 손톱 후벼 파다와 메우기 잠시는 영원 앞에 있다 내일 뒤에 있는 세밑 그글피는 차갑다 이기적인 유전자 손이 시럽다 아리랑 아라리요.

글(文) 2023.12.30

크리스마스 나무

기분 밖으로 결핍이 나오네 눈 안 내린 눈길 서성이다 눈매 총총한 침엽의 숲으로 들어가네 예리한 촉감 풍만한 침엽이 결핍의 민감한 살갗에 법석을 점묘하네 타투한 꼬마 전구가 기분의 근육을 뽐내고 반짝이 테잎이 결핍의 허리에 긴 팔 두르면 황홀한 반항이 방울방울 매달리네 못 채운 다짐들이 포장되는 밤 결핍 안으로 들어간 침엽이 아쉬운 틈을 깁네 뾰족한 기분을 목구멍에 찔러 눈 감은 소원을 깨우고 한 벌 지은 올해의 최종 온기를 부족에 입히면 기분 밖에 눈이 내리네 비우기만 했던 모든 참을성의 긴 눈길 위에 잊어 버리돠 포기는 하지마 훈훈한 차오름이 따끔거리네.

글(文) 2023.12.19

아침에 에스프레소 샷(espresso shot)

짙은 반다이크 브라운(vandyke brown)색 에스프레소 한 잔의 커피가 책상 위에 놓인다.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앵거스 플래쳐 著)의 두터운 향기와 노트북의 화면 사이에 이탈리아의 지중해 연안이 출렁인다. 급하게 압축해서 내린 커피가 급하지 않게 문학이 필요한 아침을 적신다. 커피는 한 권의 책과 문학의 향수, 그리고 책갈피 사이에서 그 느낌을 추출해 낸다. 목젖을 어루만지며 가슴 저 안으로 내려가 다시 뇌 속으로 치솟아오르는 '맑고 상쾌한' 감각을 깨운다. 자판을 누르는 손가락 끝에 깔끔한 애정을 전송하고, 화면에 찍히는 문장 속으로 햇빛 낱말을 비춘다. 길어져 가는 글 이랑 위에 부리나케 지인으로부터 다가왔던 한 통의 하얀 텀블러와 그 안에 담긴 에스프레소 이야기를 파종한다. 겨울비 아..

글(文) 2023.12.13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

일어날 기적을 생각하며 기다린다. Merry Christmas! 귀여은 강아지의 '메리'가 되어도 좋다. 토속 강아지의 '워리'도 있다. 워리! 하고 부르면 동네 어느 골목으로 나갔다고도 쏜살같이 달려오던 워리. 3층 옆집 아줌마의 펄럭이는 분홍 치마 뒤에서 촐랑촐랑 따라가는 메리. '메리야!' 부르는 소리에 마아가린 윤기가 흐르면 양지 바른 겨울 한낮이 자기도 모르게 따스해지는 보통 사람의 삶이 메리 워리 메리 크리스마스. 그렇게 또 한 해의 막바지에서 그 해를 돌아보는 한 가지 콘텐츠가 된다. 2023년 12월 크리스마스엔 어떤 강아지가 메리로 불릴까. 말티즈. 시바견, 치와와, 푸들, 불독이 메리로 불리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학년 말, 수능 성적 걱정이 고드름처럼 얼어져 가는 아들에게 "Do..

포토샵 2023.12.10

내가 實在하는 순간들

해가 비칠 때 나는 위치를 갖네 건물 앞에 있을 때 뒤가 생기고 길을 걸어가면 방향이 잡히네 신호등을 볼 때 정지한 나와 건널목을 건너가야 건너 편이 앞에 있네 당신에 곁에 있어야 남편이 되고 애들이 불러주어야 아빠가 되네 끝없이 비추어지지 않으면 앞에 아무 것도 없으면 길을 가지 않으면 언제 아무 것도 아닐지 모르네 신호등을 보지 않으면 건널목을 건너가지 않으면 왜 사람인지 모를지 알 수 없네 당신이 내 곁에 없으면 애들이 불러주지 않으면 나는 흩어질 분자 뭉치에 지나지 않네 기록만 가진 유전자일 뿐이네 .

글(文) 202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