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잔을 기울이 때집 앞 공원의 나무에서 매미가 노래한다에티오피아 아리차 워시드 예가체프 G1혀 안에 드는 신맛과 은은한 단맛 뒤에 풍기는 쓴 맛이 덜하지만 향기가 목화송이 같은 이 커피를 나누어 준 지인의 마음이 내추럴한데워시드아프리카의 이상 기후를 씻은 것일까이탈리아로 지중해를 건널 때해풍에 몸을 담근 원두의 향취일까아열대로 접근하는 내 나라 김천으로 올 때추풍령 고갯마루의 달콤한 바람을 쐬었을지도 몰라지인의 집에서 행복한 손길이 더해져그렇게 내 마음가운데를 흘러 아찔한 카페인이 여울졌다 다시 노래를 시작한 매미소강상태의 장마전선 구름 뒤로 햇살이 금빛이다매미의 여름 케이팝 섬머SUMMER를 들으며 여울 끝의 한 모금 커피를 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