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부터 왔는지 모른다. 부엉이 모습을 한 양은(洋銀) 재떨이. 어렸을 때 곰방대를 사용하던 할아버지가 썼다는 기억이 어슴프레하다. 어떻게 우리 집에 오게된 재떨인지 그 때 물어보지 않아서 '출처 모름'이다. 인터넷을 뒤져 같은 모양의 재떨이를 찾아 보았지만 조각품이나 그림뿐이다. 유일한 것일까? 제작년도 제작자 이니셜도 찍히지 않은 주물(鑄物) 작품인데 오래 찌든 니코틴을 쇠솔로 문질러 닦으면 윤기가 난다. 하지만 소박하고 투박하면서 부엉이 이미지가 선명한 작품이다. 밤이면 뒤란과 잇닿은 뒷산 밤나무 숲에서 어린 간담을 서늘하게 울리는 부엉이 울음 소리가 들렸다. 들쥐나, 새, 심지어 산토끼도 잡아 먹는 맹금류의 발톱이 아니더라도 울음소리 하나 만으로도 위풍당당한 부엉이가 재떨이 모습으로 치환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