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가을풍경 10

지난 가을

코로나19 와중에도 색깔 화려했던 지난 가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가 그리는 날 밖은 추웠고 가을은 모든 사물에서 사라졌다. 길가 구석에 남은 낙엽이 기억의 USB처럼 지면에 꽂혀 있었다. 그 걸 뽑아서 다시 머릿속 기억의 단자에 꽂는다. 가을 느낌의 파일을 사진의 이미지와 합성한다. 가을은 스케치북 모니터에 선명하게 재현 되고 있었다. 집앞의 지난 가을

수채 풍경화 2021.01.07

만추

가을은 가버렸지만 잊을 수 없는 가을 하나 있다 색깔 고운 나뭇잎을 다 읽지 못한 가을 하나 있다 편지 쓰기를 마친 겨울 나무 앞에서 그토록 많은 편지를 쓰고 있던 (그림 속에서 그 편지를 읽는다) 잊을 수 없는 가을 하나 있다. 가을은 못 다한 말이 있을 것이다 내가 미처 못읽은 편지 수두룩 할 것이다 가을은 그림 속에서 못 다 전송한 편지를 펴 놓는다 나는 잊을 수 없는 가을 하나 찬찬히 읽는다 붉은 가을이 내 속에 물든다.

수채 풍경화 201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