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공원 놀이터에 근처 유치원 아이들이 뛰어 다니고 있다. 미끄럼틀과 그네와 시이소오랑 '하루생활계획표'를 수행하고 있다. 잎새 푸르러 가는 나무들이 빙 둘러 바라보고, 내려다 보고 있는 눈부신 햇살의 시선이 빠짐없이 총총하다. 가끔 부드러운 바람이 다가와 아이들을 만진다. 아이들은 바람에 신경 쓰지 않는다. 햇살이 아무리 밝아도 눈을 가지리지 않는다. 미끄럼틀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안아 주고 밀어 준다. 가만히 서 있던 그네가 활기차게 움직인다. 아무렇게나 올라 타도 시이소오는 불평하기는 커녕 머리가 땅에 쥐어박혀도 발랄하게 튕겨 오른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문장을 뛰어 넘어 기후의 언어로 퍼진다. 나무가 듣는 푸른 어투다. 햇살이 엿듣는 금빛 어휘다. 바람이 살짝 주어 담고 가는 낱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