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율(韻律) 따라 문장을 짓다 보면, 감정의 구속(拘束)을 느낀다. 내재율(內在律)조차 자기 리듬을 강제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마음 따라 기분 따라 주절대고 싶어진다. 산문(散文 prose)이 슬그머니 다가온다. 문장의 삽짝문을 열어젖뜨린다. 초가지붕 아래의 툇마루에 앉으라 한다. 눈을 들어 앞산을 다가 앉힌다. 숲을 먼저 보라하고 나서 나무를 더듬게 한다. 소나무, 도토리나무, 갈참나무, 서나무, 느티나무.....껍질의 질감 따라 잎사귀 모양 따라 잎맥과 어긋나기, 마주나기 그루마다 다른 모양을 서술하다 보면 산이 통째로 가슴 안에, 아니 눈 안에 가득 찬다. 골짜기의 약수터로 이끈다. 바위 몇 덩이 모려 웅덩이를 만들고, 나무막대기를 세워 걸어 놓은 빨강 파랑 플라스틱 표주박이 정겹다. 산행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