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하나가 스쿨 존 십자 건널목을 무단 가로질러 갑니다 추풍령을 넘어온 찬바람이 낙엽을 따라가네요 아스팔트 바닥은 무심하게 누웠고요 눈이 내렸으면 낙엽은 홀로 구르지 않았겠죠 눈은 호남지방에만 내리고 경기도 서울 영남은 금 간 살얼음장 구름 뒤로 하늘 얼어 붙었어요 해는 동쪽 어디쯤에서 아직 졸리나 보죠 조금 늦게 집집마다 햇살을 전송하고 있어요 캐럴 송 한 소절 들리지 않는 학교 주변에 나무들은 낙엽으로 보낸 잎사귀들의 기억을 잊은 듯 그냥 서서 가끔 바람이 흔들면 한두 번 뒤척입니다 그렇다고 한 마디 쏴 붙이기는 커녕 코로나 엄습에 집들마저 사회적 거리를 두고 앉아 침묵합니다 학교 앞 네일 아트 숍 창가에 반짝이던 작년 크리스마스 트리가 기억에서 차단 되었어요 안경점 창문에 걸려 있던 산타의 안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