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숫물 열 대야로 퍼붓는 더위에 긴 머리칼 미끄러지는 목덜미가 땀 개울이었죠경추를 가로질러 손가락이 징검다리 건널 때면 흠칫 놀라는 송사리 여러 마리 자맥질이듯땡볕이 내려앉아 마구 봉침 쏘아댈 때쯤하얗게 바래지는 눈초리에 칸나의 빨강 신호가 전송을 시작합니다0 아니면 1이 아니라 0이면서 1이라고 1이면서 0이라며양자의 속도 시대에 머뭇대는 시점은 태양계 밖으로 나간 보이저의 거리라고외계인 닮은 내 마음의 여울에서 개헤엄 칠 거면 내 몸에 공전하는 물고기자리 4등성의 녹색으로 어깨를 건너가요 눈보라가 포란 중인 산간 숲에서 처음 만났을 때 유난히 따뜻했던 손목 아래손 안의 온기가 울창한 손금처럼 우거지던 '오! 그 해 겨울은 따스했네' 더위가 열 대야씩 퍼붓는 폭염 아래로 긴 머리칼이 흘러내릴 때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