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전체 글 1225

바닷가 풍경 하나

▶그리기 과정: 하늘 먼저 그릴 때 물을 칠하고, 세룰리언(밝은파랑) 물감을 오른쪽 침엽수까지 덮어 칠한 뒤, 바로 티슈로 찍어내 구름을 묘사한다. 이어 바다를 칠할 때 하늘에 칠했던 세룰리언을 먼저 바르고, 코발트 불루(파랑)물감으로 덧칠하며 물결을 짓는다. 흰 파도 포말은 역시 티슈로 물감을 닦아 낸 뒤 코발트불로 파도 모양을 내고, 울트라마린(군청)으로 덧칠하여 라인을 살린다. 이후 원경(遠景)의 나무는 옅은 올리브 색으로 칠하고 가까이 올수록 샙 그린과 비리디안 휴를 부라운(갈색)이나 반다이크 부라운(고동색) 색을 섞어가며 침엽수의 특징을 묘샤한다. 뒤쪽 절벽은 옅은 각색 톤으로, 가까이 올수록 짙게 칠하고 반다이크부라운, 혹은 번트엠버 색등으로 바위 요철부분을 나타내며 바닷물이 젖어 짙게 변한..

수채 풍경화 2025.07.15

수면에 잠긴 돌과 드러난 돌멩이 사이

물(水water)이 사람(人person)을 부르는 계절. 물 곁에 사람이 가면 측(汄물굽이 측)이 된다. 물가에 서면 물을 잘 볼 수 있다. 맑고 투명하면 물 속이 보인다. 물은 음흉하지 않다. 속일 일은 더 없다. 안고 있는 돌멩이 하나, 수초 잎, 물고기 한 마리 감추지 않는다. 숨는 건 고기일 뿐이다. 깨긋한 물이 내 보이는 돌멩이도 거의 숨지 않는다. 사람은 물속을 들여다 보며 가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감추고 싶은 내 모습을 물은 감추지 앟는다. 잠깐 나르시스( Narcisse )를 닮는다. '난 미남 측에 들어.' '미녀가 될 감이야.' ㅋㅋ . 물은 거울 보다 현실적이다. 거울 앞에서, '거울,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어쩌구'하는 백설양의 계모 보다 물이 더 착하다, 거짓말 할 ..

수채 풍경화 2025.07.14

달무리 지는 밤

7월의 상현달은 '엿보는 밤의 달'이다. 둥근 달의 밤에는 더욱 적극적이다. 가장 깊은 밤의 3시. 남향 창으로 들어와 방바닥을 건너 동향 벽 아래까지 뻗은 달의 눈빛을 따라 남향 창으로 다가가 저 무람한 달을 올려다 본다. 서남쪽 하늘에 낮게 떠서 내려다 보고 있다. 동그란 눈빛으로 창턱을 훌쩍 넘었다. 무더위 견디느라 활짝 열여젖힌 창문을 노크도 없이 아예 기척도 없이 들어와 침대 모서리에 홋이불 조각처럼 비껴 늘어뜨린 눈빛이 창백하다 못해 푸르다. 목재형 무니의 장판을 깐 방바닥에 길게 늘어뜨린 달의 '엿보는 눈길'을 읽는다. 앉은뱅이 책상 위의 노트북이 목격 되고, 검정 마우스가 달빛에 노출 되자 반쯤 숨어든다. 하얀 모노 젤펜이 서쪽으로 펜촉을 겨누고 잠재된 오늘의 일기를 서술하고 있다. 동향..

글(文) 2025.07.12

나의 가청 음역 可聽 音域

나의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 3시 전후에 귀를 열면 앞산 먼 데서 소쩍이의 야상곡이 들린다. 소쩍! 소쩍!...아니 접동! 접동!으로도 들린다. 맹금류답지 않게 여리고 애잔하다. 배고픈 시절에는 '솥 적다'로 들렸다지만, 감자와 옥수수로 연명하던 내 어린시절 한밤중의 접동새(소쩍새) 울음은 까닭없이 슬프게 들리는 애가(哀歌)였다. 소쩍이의 노래가 사라질 쯤에 뻐꾹이가 8분음표 4분의 2박자 노래를 부른다. 가사 내용이 탁란(托卵)으로 부화를 기다리며 애간장을 태우는 기간인지 역시 애절하게 들린다. 4시쯤의 여명이 밝아오는데, 역시 탁란으로 아기새의 부화를 기다리는 희망이 담긴 듯 명랑하고 생기찬 가락이 16분음표 3잇단음의 두견이 목소리가 작은 도시의 아침을 깨운다. 잇따라 되지빠귀? 개개비? 잘 구별할..

글(文)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