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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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내 생애 두 번 볼 수 없을 것 같은 장면

담우淡友DAMWOO 2017. 4. 16. 12:58

원추리 나물이 쑥쑥 자라는 계절

옅은 올리브색 상수리나무 새 순이 가지마다 돋고 있는 봄 산에 오르다

지난 해 떨어진 상수리 낙엽을 머리에 이고 크는 원추리 한 포기를 발견한다.

낙엽에 난 구멍으로 네댓잎의 원추리 잎이 모아져 자라고 있었다.

이른바 목이 졸린 상태...

낙엽을 빼내어 주자

원추리는 큰 숨을 내 쉬듯 온몸을 활짝 편다.

보기 드문 장면이라 다시 그런 상태를 찾아 산기슭을 헤맸지만


이 처럼 한 두 잎 정도 끼워진 정도 뿐

그래서 먼저 상태의 장면을 연출고자

끼워졌던 낙엽을 찾아 복구를 해 보았지만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

천만분의 일의 희귀한 발생과 같이

우연히 한 낙엽의 구멍으로 자라다가 온몸이 조이는 상태가 되버린 원추리처럼

우리도  어느 틀엔가 나도 모르게  갇혀 버릴 수 있다.

원추리가 자라는데 별 지장 없이 봄을 맞이하는 것처럼

우리도 사는 데에 별 불편 없이 틀에 갇힌 채로 살아갈 것이다.

조금은 불편했지만 스스로 잘 살았노라 자족도하겠지만,

우연히 지나던 내가 원추리의 목에서 낙엽을 빼내어 주듯이

그래서 원추리가 비로소 날개를 활짝 펴고 제2의 성장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의 손에 의해 이제껏 잘 견디던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도약을 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다.


낙엽의 구멍에 갇힌 원추리의 드믄 장면을 발견하듯이

내가 갇힌 틀을 발견하는 누군가는 아주 가까이 있거나

어느 날 우연히 집앞을 지나갈 것이다.

반드시 일어날 일이겠지만

기다려야한다는 것....

꼭 오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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