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떠나기를 아쉬워하고 있다.
산수유 개나리 목련 모두 꽃망울 터뜨리는데
겨울이 장문의 춘설을 보내왔다.
북태평양저기압의 사주를 받은 것일까
깨끗하고 차가운 문장이지만
오는 봄을 품고
봄에게 계속 앞길 가라고
촉촉하고 포근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고 오는 사이에는 언제나
아쉬움과 망설임이 손을 잡고 있다.
가는 자와 오는 자의 손에는
차가움과 따스함이 함께 담겨 있다.
봄은 왔지만
머뭇거리는 겨울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는다.
기어이 보낸 순백의 편지를 빠짐없이
밤부터 아침까지 찬찬히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