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文)
봄비
비가 봄을 깨운다
나뭇가지에
땅에
잔디에서
늦은 겨울잠 자고 있는 봄을 깨운다
봄이 그냥 오기로 했다가
5분만
10분만
아니 며칠만 더
응짜를 부리자
비가 온몸을 던져 깨운다
비의 살이 봄의 살에 닿는다
골짜기 흠씬 적신다
봄이 '미투' 하지 않고 일어날 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