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깨비
어제밤부터 봄비가 속삭였다
나뭇가지에 새 순을
풀 포기에는 새 잎을
봄 생활계획표에 따라 실행할 거예요
잠귀에 연두빛 약속을 서술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 차가운 문장으로 바뀌었다
봄 생활계획표에 눈(snow )으로 쓰기가 있었던가?
나뭇가지에 캐시미론 솜 같은 눈을
잔디밭에 탈지면 같은 진눈을 적어 놓았다
질퍽질퍽 운동화 밑창으로 읽는다
계획표에서 보지 못한 봄비의 위반을 읽는다
북태평양저기압이 잘못한 것일까
시베리아 찬바람이 참견을 했을까
봄비는 결백을 주장하듯 눈 속에 섞여 진눈깨비를 서술한다
때로는 계획에 오차가 생긴다고
차가운 눈 위에 따뜻한 어조로 변명을 한다
눈을 지우면서 물빛 낱말을 늘려간다.
'글(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의 눈 (0) | 2018.03.21 |
---|---|
spring drizzle (0) | 2018.03.19 |
꽃받침 (0) | 2018.02.13 |
강추위-시 (0) | 2018.02.05 |
일 년 후에 온 엽서 (0) | 2017.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