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봄눈깨비

담우淡友DAMWOO 2018. 3. 8. 10:24


봄눈깨비



어제밤부터 봄비가 속삭였다
나뭇가지에 새 순을
풀 포기에는 새 잎을 
봄 생활계획표에 따라 실행할 거예요
잠귀에 연두빛 약속을 서술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 차가운 문장으로 바뀌었다
봄 생활계획표에 눈(snow )으로 쓰기가 있었던가?
나뭇가지에 캐시미론 솜 같은 눈을 
잔디밭에 탈지면 같은 진눈을  적어 놓았다

질퍽질퍽 운동화 밑창으로 읽는다
계획표에서 보지 못한 봄비의 위반을 읽는다
북태평양저기압이 잘못한 것일까
시베리아 찬바람이 참견을 했을까

봄비는 결백을 주장하듯 눈 속에 섞여 진눈깨비를 서술한다
때로는 계획에 오차가 생긴다고
차가운 눈 위에 따뜻한 어조로 변명을 한다
눈을 지우면서 물빛 낱말을 늘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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