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조여랑
안녕
우리 삼남매가 맘껏 뛰며 달리지 못했던
단지만 좋고 집은 싫었던 18동 삼 층 207호야
그래도 햇살은 잘 들었는데
아저씨 햇살도 포장이사 해 주세요
하, 그 건 어렵겠는데요
이제 우리는 햇볕 1도 안 드는 1층으로 간다
아이들이 뛸 자유와 햇볕을 바꾼 것이다
애들아
햇볕은 밖에서 쬐고 키는 집에서 크자꾸나.
아이들이 뛰면 아래 층 사람이 올라올까 봐
뒤꿈치 들고 걷게 해야만 했던 2층 아파트
그나마 눈부신 햇살 가득 들어와 온기를 채우던 곳
새로 이사하면서
햇볕 하나도 안드는 곳으로 가면서
햇살도 갖고 가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 애잔하다.
그 햇살과 아이들이 맘껏 뛸 수 있는 1층의 아파트와 바꾼 것이다.
엄마 아빠의 소원대로 아이들이 햇볕 안드는 곳에서도 쑥쑥 자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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