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소 리
- 현충원에서
세상에는 목소리 크게 내지 않아도
잘 들리는 언어가 어디엔가 자란다
마음의 귀 기울이면 바람으로 들려온다
때로는 숲의 말 빌려 담은 새 소리로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의 떨림으로
잔디밭 풀잎 어투로 귀엣말 피워 낸다
구국의 영령들이 누워 있는 현충원
우리가 오는 날은 초목 같이 깨어나서
의연히 주고 받는 말 푸릇푸릇 우거진다
죽어서 말한다는 모윤숙의 시어처럼
피안의 언어에는 하늘 땅이 스며 있어
비라도 함께 올 때면 가슴 젖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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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전국김소월백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