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가을 고양이 1

담우淡友DAMWOO 2019. 10. 27. 10:19

뒷집 2층 발코니에 둥지를 틀었던 길고양이

어미 고양이와 여섯 마리 아기 고양이가 2층 셋집 주인한테 쫓겨나

1층 판넬 지붕 위로 떨어져 발코니 아래에서 노숙하던 초가을 무렵

1층 사람들과 옆집 사람들이 고양이를 귀여워했다.

종종 올려다 보며 사료를 주거나 음식을 일회용 접시에 담아 올려 주었다.



그 때 한 마리의 아기 고양이가 영문 모르게 사라졌다.


아기 고양이들은 발코니 밑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햇살이 들면 뛰어다니며 놀고

외출했던 어미 고양이가 돌아오면 달려들어 젖을 빨았다. 오래도록 어미 고양이가 안 보이면

냥냥대며 지불 끝에 도사리고 앉아 기다리곤 했다.

하도 달겨드는 통에 어미 고양이는 가끔

담장 위의 외길 통로에 앉아 아기 고양이들의 접근을 막곤 했다.



이 때 또 한 마리의 아기 고양이가 사라졌다 


기온이 내려가고 단풍이 들 무렵

나는 학원 아이들과 골판지 사과 상자로 '냥이 하우스'를 만들어 발코리 아래 놓아 주었다.

고양이들은 날이 새면 집을 나와 사람들이 얹어 준 음식을 먹거나 한나절을 들어 앉아 있기도 했다

어미 젖을 빨지 않는 날이 점점 길어졌다.




어느 날인가 또 한 마리의 아기 고양이가 사라지고

어미 고양이마저 눈에 띄지 않았다.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려고 데려간 것일까?

낙엽 따라 가버린 것일까.


아기 고양이 세 마리만 남아 장난 치고 먹이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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