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2020 경자년 컷

담우淡友DAMWOO 2019. 12. 29. 10:07

2020 이 공 이 공, 이 영 이 영, 투 제로 투 제로

쓰기 편하고 읽기 쉽고 보기 좋고

2020년은 부르지 않았는데 오고 있다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멋대로 오고 있다

'부르다 죽을 이름'처럼 간절하지 않았는 데도 바람처럼 오고 있다


밤마다 살금살금 쥐의 걸음으로 다가온다

낮의 새가 듣지도 못할 정도로 감쪽같이 오고 있다 

저 걸음에 놀라지 않게

숫자로 다가오는 서슬에 주눅들지 않게

서른 밤낮 하고 싶은 일 못하는 마음 불안하지 않게

숫자만 아는 나를 다독인다


삶을 숫자로만 돌아보지 않게

문자의 옷깃에 얼굴을 댄다

속옷 얇은 섶에 코를 문지른다

라일락 린스 향에 혼절할까 싶다가도

숫자로 되돌아가는 감각에 꿀밤을 준다

우씨, 각씨, 몹씨, 역씨

둘 공 둘 공, 둘 영 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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