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풀색 바이러스

담우淡友DAMWOO 2020. 4. 27. 09:46

 

 

 

나무를 숙주로 삼고 있었다

겨울 동안 지면 아래서 렘수면에 빠졌다가

봄에 뿌리를 첫 감염의 풀랫폼으로 정했다

 

작년 실행 파일 빼곡한 기둥을 경로로 가지까지 이르는 회로에서

곁가지 하나 감염 완료할 때마다 꽃샘바람을 비프 음으로 활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서해를 건너온 코로나가 열아홉 왕성한 혈기로 사람을 검진하고 있었다

 

가지끝에서 발진을 시작했다

차츰 번져 나무 전체를 덮고 작은 풀까지 확진하더니

들로 산으로 번져 나가 연두색 올리브색 녹색 초록 기침으로 뒤덮었다

 

흥 흥 풀색 싱그러움을 앓아 뉘였다

 

마스크도 안 쓴 채 창턱에 앉아 햇볕을 임시 백신으로 접종하던 내게

각막에서부터 망막을 뚫고 어느 혈관을 타다 목덜미를 지나 위의 점막까지 다다랐는지 모른다

마신 녹차가 생각을 녹색으로 날염하 듯 마음이 파릇파릇

미열이 이마로 올라오고 있었다

 

춘곤증을 검진하러 선별 진료소까지 가려면

십구 층 높이의 어질어질한 풀잎 상태를 견디라고

녹색 문자를 모바일 전송하고 있었다.

 

녹색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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