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연
두견이가 밤새 여친을 찾고 있다
여름이 시들기 전에 제 알을 얻어야 한다
한동안 안전히 맡길만 하게
일찌감치 눈여겨 보아둔 휘파람새의 집이 근처에 있고
건강한 그 집 부부가 상수리나무 숲을 날고 있었다
목소리에 한껏 슬픈 음정을 담았다
전세금이 올라서 셋집 마련이 물거품 되었다
달세방 얻을 보증금도 빌리지 못했다
대대로 내려온 에스엔에스 육아 정보도 없으니
아, 우리는 왜 생겨났을까
마음 여린 여친이 잠깐 귀를 열었다가
신록의 녹음으로 푸르러진 가슴에 그만 접동 접동
파르라니 심금이 떨렸다
잠시 장맛비 멎은 하늘의 상현달 때문이다
그녀의 깃털이 눈부신 걸 두견이는 밤 눈으로 환하게 보았다
어쨌든 구애 수행은 평가 되어야 한다
목청껏 아침녘까지 노래를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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