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닌 능력 중에 '미술 표현=그림 작업' 있었다. 한 마을에서 30여 년 넘게 미술학원을 하면서 삶의 터전을 닦고 살아왔다. 마을이 있고 주민이 있고 학생들이 있어 살아올 수 있었다. 혜택을 입었다는 뜻이다. 이젠 받은 만큼 갚을 수 있는 게 있을까? 물음 앞에서 한동안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시작한 재능기부 '미술생활 프로그램'이었다. 2019년 6월 제1기를 시작으로 어느덧 4년차 시간을 넘어 서고 있다. 보람을 가늠하자면 나무 한 그루의 밑둥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가지가 벋고 잎이 푸르렀다. 꽃은 피었지만 과일이 열리고 익어서 맛을 보기까지는 아직 하늘 바탕에 흘러가는 흰구름 정도다. 그렇게 봄을 지나 여름을 건너고 가을 단풍에 손 흔들며 겨울 눈길까지 걸어왔다. 다시 봄 길을 걸었다. 지구온난화로 6월의 땡볕 사이사이 폭우가 스콜 (Squall)형 소나기처럼 흠뻑 적시곤 하지만, 월-수-금 미술생활의 아침은 어김없이 해가 떴다. 학창시절 각자의 사연에 따라 접었던 '그림 繪畵picture'에의 늦은 미련을 여전히 하얀 여백 위에 구체적으로 색색으로 구현하고 있다. 장성하여 품을 떠난 자식들의 빈 공간에서 자신의 여생을 '자신의 본질'을 찾아 채우는 만년의 의지들을 대하면, 아! 진작 시작할 걸.......반성으로 매 시간 시작할 때마다 계절이 바뀌듯 의미의 색깔이 다채로워 진다.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을까. 그 물음은 지금 기술하지 않을 것이다. 스케치북을 마주 바라보는 시선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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