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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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일기

무작위와 작위에 의한 재표현

담우淡友DAMWOO 2023. 6. 17. 12:56

무작위(無作爲) 텃치의 점(點)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성인 그림 실기반(월,수,금요반)에서 물감의 색을 분별하거나 색감을 낼 때 빈 종이에 찍어 보는 붓 자국들. 무작위로 찍은 상태여서 작품으로 여기지 않는다. 초기에는 연습지로 간주하고 모두 재활용 폐지함으로 사라졌다.

 

어느 날 문득 아무렇게나 찍힌 붓 자국들이 생각지 않은 오브제(object)로 다가왔다. 점 하나 하나를 4B연필과 매직펜으로 테두리를 그려 보았다. 그랬더니 자연스러운 작품성(作品性)을 띄는 것이었다. 

첫 시도 작품

 

 

이번엔 색깔이 화려하게 찍힌 것을 검정 매직펜으로 일일이 테두리를 그려 보았다. 

물고기 떼

 즉흥적(即興的)이면서 자동서술적(自動敍述的)인 표현이 구현되었다. 무작위에 의한 작위적 표현의 결과인 것이다.

 

 

 

어린 원생들에게 작업을 시켜 보았다.

2학년 여자아이의 작품

기존의 붓 자국이 없으면 그려 낼 수 없는 작품이다.

7세 여자아이의 작품

 

7세 여자아이의 작품

 

아이들은 이 걸 그리면서 매우 즐거워했다. 색점 하나하나가 선묘(線描)의 욕구와 실행을 이끌어 주었으며, 백지 위에 그릴 때의 막막한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 눈치였다. 어른들이 아무렇게나 찍어낸 붓 자국의 연습지를 어린이들이 가필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리사이클링(recycling자원의 재이용) 결과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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